법원은 행위자의 진술보다 외부에 드러난 객관적 사정들을 종합하여 미필적 고의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으며,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 수준, 비정상적인 업무 방식, 과도한 대가, 의심이 생긴 뒤에도 이어진 범행 가담 등을 근거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고 있다.
단순 아르바이트라는 목적으로 가담했더라도, 일반적인 거래 관행과 현저히 다른 자금 이동이나 업무 지시를 접하고도 이를 외면하였다면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현금 전달책의 역할 역시 범행 구조상 중요한 부분으로 평가되면서, 단순히 말단 가담자라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워졌다.
보이스피싱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중대 범죄인 만큼, 법원은 가담 정도를 불문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몰랐다’는 한마디가 더 이상 면죄부가 될 수 없는 현실에서, 의심스러운 제안에는 단호히 거절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